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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외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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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별

[          ]

남성

코드 네임

-

[          ]

나이

19

]

[          ]

키/체중

195cm/80kg

1965

"What do you, ... want from me."

뭘, 원하는데.

 소년의 등은 구긴듯이 굽어있고 움츠러들어 본래보다 더욱이 왜소해 보인다. 허연 양뺨을 가리는 브루넷의 단발은 곱슬거리며 끝이 거칠고 정돈되지 않아 부스스했다. 머리를 따라 짙은 색의 눈썹은 위로 치켜 올라있고 푹 들어간 아이홀에 그림자가 드리워 황금의 눈동자를 갈빛으로 눌러버렸다. 날카로운 눈매와 꾹 다문 입은 인상에 사나움을 더하기엔 충분했고 거기서 무딘 부분이라면 둥그런 콧날뿐이었다. 사람보다는 짐승에 가깝게 움직이며 두 발로 서있으나 네 발로 행동하듯 뼈나 근육의 흐름이 눈에 띄게 달라 보였다. 도드라진 뼈대와 그를 감싸는 살은 하얀빛이었으나 생기 없지 않고 묘하게 윤기가 흘렀다. 스치듯 지나가면서 본다면 성별이 구분되지 않을뿐더러 그냥 지나치기에는 저절로 뒤돌아보게 만드는 오묘함이 감싸고 돌았다. 구부정한 등이, 불안정한 걸음걸이가, 금빛 눈이, 눈에 띄는 움직임 때문은 아닌 것처럼.
1967
 눈 그림자는 더이상 사자의 황금눈을 짓누르지 않는다. 어둠 속에서도 위협스레 빛을 낼 맹수의 기운은 또렷해지고, 두려움은 옅어졌다.  늘 굽어있던 몸은 안정을 찾은듯 올곧으나 앉은 자세는 여전히 좋지 않다. 2년 사이에 키가 또 자라 또래 아이들보다 큰 축에 속했고 근육도 잡혀 제법 듬직해진 티를 냈다. 보다 자연스러워진 걸음걸이와 자리잡은 안정감은 사자의 목을 조르던 족쇄가 거의 풀렸음을 뜻했고 제 이름을 따라다니던 성은 떼낸지 오래라는듯 한결 자유로워 보인다. 
1970
 여전한 얼굴, 여전히 사자 갈기같은 머리카락, ... 여전히 빛을 잃지 않은 노란 눈. 그 사이에 훌쩍 커버린 키 탓에 이제는 멀리서도 보일 정도로 눈에 띄었다. 움직임은 사람에 가까워져 군중 속에 자연스레 섞일 줄 알았으나 본능은 그대로를 유지했다. 시간은 그에게 여유를 주었고 족쇄로부터 영영 멀어질 수 있게 틈을 내어, 보다 웃는 낯이 자연스러웠다. 위축됨 없이, 두려움 없이 등을 굽히지 않고 바로 서서 가야할 곳으로 몸을 돌리는 이의 품위만큼은 사람이었어도 사자의 것과 흡사했다. 사람은, 사자는, 더이상 혼동않는다. 적어도 지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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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격

1965

"별로야, 느낌이."

 

겁에 질린 금수. 철저한 자기방어가 몸을 짓누르고 있다. 사람의 것이 아닌 야생의 날 것 그대로의 경계심을 지녀 모든 면에서 조심스럽고 어느 것 하나 섬세하지 못하다. 햇빛도 닿지 않을 깊은 숲에서 막 나와 익숙하지 않은 풍경에 뒷걸음질하여 숨을 곳을 찾고, 두 발로 걷는 이들에게 살갑게 대하길 어려워한다. 잔뜩 움츠린 등과 소극적인 움직임으로 봐서 사람의 모습일 때만큼은 최소한 본능을 억누르려 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불쑥불쑥 튀어나오는 날 선 버릇을 없애기엔 역부족이었다. 말보다는 손이 먼저, 가까스로 급작스러운 충동을 막는 것도 역시 자신의 손이나 억세고 우악스러운 것이 과연 사람의 일부분이라 할 수 있는가, 짐승은 늘 의구심을 품는다. 모습이 같다고 해서 본질까지 동일하다고 할 수 있는지를. 그 때문에 입을 다물고 있는 시간이 더 길지만, 말을 꺼낸다 하면 질문과 의문이 대다수였고 앞뒤가 맞지 않는 문장과 어절마다 끊겨 의사 전달에 어려움이 종종 있었다. 상황에 맞는 반응을 내보이는 데도 노력이 필요할 정도로 공감성이 뒤쳐졌다.  

 

사람이 아닌 짐승으로 자라 사고방식도 그들과 가까우며 어느 정도 흉내를 낼 수는 있어도 뿌리까지 바꾸기는 어려움이 있었다. 천천히, 느리게 문명인들의 사고를 배워가는 중이지만, 이해가 더디고 일이 복잡해지면 괴로워하며 뒤로 물러나는 경향이 있다. 도움 받기를 거부하진 않으나 준비 없이 다가오는 이들에게는 경계가 심한 편이다. 갑작스러운 스킨쉽에는 짐승이 털을 세우듯 날카로운 반응을 보이고 심하게는 이를 드러낸다. 그렇다고 먼저 손을 뻗어 접촉하는 경우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드문 축에 속하고, 접촉에 혐오감이 있어서가 아닌 쌍방 보호를 위해서라고 볼 수 있다. 자각하고 있지는 않지만.

1967

 사자는 길을 잃지 않았다. 종종 존재를 물음하나 답은 스스로 찾아야 함을 알아 어느날은 네발로 걷고, 어느날은 두발로 걷는다. 보다 명확해진 발음, 목소리 내는 것을 더는 두려워 않는다.

1970

 초원이 저 멀리 있다고 한들 가지 못할 장소가 아님을 알았다. 때를 기다리는 것, 이는 사냥을 위함이 아니었다. 물음이 여전히 머릿속을 가득 채우나 내려놓기를 배우고 스스로 답을 찾는다. 사자인가, 사람인가, 그를 좀먹던 오랜 문장이 희미해지고 있음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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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력

강화

야수화, 검은 사자.

 

몸길이 4m, 보통의 사자보다 약 3배 정도 크게 변신한다. 사냥감을 노려보는 황금색 눈, 총알도 뚫지 못할 단단한 외피와 튼튼한 다리, 바닥을 파고드는 발톱, 닥치는 대로 물어뜯는 날카로운 이를 가졌다. 크기만큼이나 육중한 무게를 지니며 아직 성체가 아니기에 200kg에 달한다. 그만큼 발의 힘도 강해 누르는 압력만으로도 자동차를 짓이기는 것은 물론이고 건물을 뚫거나 부술 수 있다. 점프력이 뛰어나 고층 건물로 도약이 쉽고 최고 시속 100km까지 속력을 내어 단거리를 빠르게 질주한다. 힐링 팩터 덕에 상처 회복이 빠르나 외상에는 극도로 흥분하여 쉽게 이성을 잃는데, 그 때문에 변신을 유지하는 시간이 짧다. 남아나는 것이 없을 정도로 공격적인 성향을 보이나 흥분하지 않으면 사자의 모습을 지속할 수 있는 차분함을 보인다. 울음소리도 큰 편이나 안정적인 상태의 경우 간단한 의사소통이 가능하며 사람의 목소리와 동물의 울음이 섞여 나온다. 본인의 의지대로 자신을 바꿀 수 있지만, 가끔 감정적으로 흥분하거나 위협에 반응하여 경계성을 띤 변신을 하기도 한다. 또한 아직까지 조절이 어려워 섬세한 컨트롤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이며 보통 변신이 풀린 뒤에는 스스로 추스르기 위한 시간이 필요하다.

 

천천히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정서적 안정을 취하면, 공격적인 모습이 줄어들고 변신 시간을 유지하는 능력을 키울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중요한 것은 맹수가 사냥을 준비하기 위해 숨을 죽이듯, 자신의 감정을 다스리는 법을 익히는 것으로 많은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1967

 4.5m 의 몸길이, 400kg의 무게. 눈에 띄게 성장했다고는 할 순 없으나 근육이 붙어 걸을 때마다 바닥을 울리는 소리가 커졌다. 처음 학교에 들어왔을 때보다 변신지속 시간이 늘어 협동하는데 큰 문제가 없을 정도로 안정적으로 성장했다. 흥분하는 것이 적어지고 사자의 모습으로 변하는 두려움을 덜었는지 걸음걸이가 당당하다. 

+1970

몸 길이 5m, 다리 길이 3m, 꼬리길이 1.5m, 500kg. 완전한 성체의 모습. 이제는 제어가 많이 능숙해졌다. 울음은 저 먼 평야까지 닿을듯이 우렁차고 가만히 서있어도 늠름하니 여유를 풍긴다. 발소리를 죽이는 법을 터득해 가는 걸음마다 깊은 발자국이 남더라도 소리없이 다니는 것에 능숙해졌다. 실로 동화 속 정령의 모습으로, 또는 네메아의 사자로 검은 형상은 스스로가 듬직하지만 위협적으로 보이는 것을 알아 필요 이상의 움직임과 소음은 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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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1965

세렝게티 사자 불법 집단 사냥 사건

 

 1959년 9월 10일, 아프리카 세렝게티 국립공원에서 일어난 사건으로 미국 밀렵꾼 20명이 사자 14마리를 집단 사냥한 일을 일컫는다. 공원 관계자에 따르면 사자 무리 15마리 중 14마리가 사살되었고 그중 한 마리는 검고 거대하여 총을 아무리 쏴도 죽지 않고 쓰러졌다 일어나기를 반복했다며 전했다. 극도로 흥분한 검은 사자에게 밀렵꾼 20명 중 3명은 물려 사망, 나머지 인원은 중상이나 경상을 입고 도망쳐 목숨을 건졌으나 그들을 끈질기게 따라갔다고 한다. 공원 경계 밖까지 쫓아왔으나 먼 거리를 달려온 탓에 지쳐 쓰러졌고 그 자리엔 검은 머리의 남자아이가 쓰러져 있었다고 한다. 그것이 바로, 지금의 필 하코트이다.

 

 그 뒤 사지가 묶인 채로 미국으로 이송되고 구금되었으나 사자의 모습과 인간의 모습을 번갈아 바꿔가며 극도로 예민한 모습을 보여 관리하기가 어려웠고 정부 측에서도 쉬쉬하는 분위기로 검은 짐승의 처분에 난항을 겪던 차에 공화당 의원 찰스 하코트의 해결책으로 잠잠해진다. 공화당의 지지율 부진으로 어떻게든 이목을 끌어야 했던 찰스 하코트는 암암리에 정신계 뮤턴트를 데려와 그를 진정시키는 데에 성공한다.

 

하코트의 정치 도구

 

"Now, your name is... Phil Harcourt."

"How do you feel, Hatcourt?"

 

 사람 셋을 죽이고 열일곱 가까이 되는 사람을 물어뜯은 짐승을 순수한 의도로 입양할 리는 없을 것이다. '미국의 모글리'라는 말 같지도 않은 별명을 붙여 사자 무리에서 짐승 흉내를 내며 생활하던 아이를 데려와 보호하기로 결정했으며 입양까지 했다는, 오로지 이슈로만 철저히 이용한다. 자신의 인지도와 공화당의 지지율을 올리기 위해서라면 뭐든 못 할 것이 없었던 찰스 하코트는 미리 입양해뒀던 레일리 하코트, 정확히는 필 하코트를 진정시켰던 정신계 뮤턴트로 둘을 붙여두고 '눈물겨운 남매의 정'과 같은 지저분한 헤드라인을 뽑아 광고하기도 했다. 언론을 통해 홍보하고 필 하코트를 모티브로 동화책을 만드는 등 대중의 환심을 끌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출시켰고 그 결과 찰스 하코트는 망해가는 공화당의 떠오르는 빛과 같은 존재로 부상한다.  

 

 허나 그는 오래가지 않았다. 필 하코트는 온순한 사자가 아니었으므로.

 

 

국회의사당 난동 사건

 

 1961년, 제34대 대통령 드와이트 아이젠하워의 임기가 끝나갈 무렵 국회의사당에서 연설이 진행되던 도중 검은 사자, 필 하코트의 난동으로 내부가 쑥대밭이 되어 공화당의 연설이 중단되었다. 사망자는 없었으나 대다수의 의원이 경상, 심하게는 중상을 입고 병원으로 이송되었고 외부에 노출되지는 않았지만 그날 의원들이 목도했던 검은 짐승은 선명한 기억으로 남았다. 도대체 무슨 이유로 국회의사당이 공격받았는지 알 수도 없이 필 하코트는 그 일을 계기로 모습을 감추었고 미국 전역을 돌아다니게 된다. 들판이 아닌 깊고 어두운 숲을 찾아서. 이 역시도 오래 가지 못하고 발각된다. 거대한 사자가 숲을 돌아다닌다는 소문은 빠르게 퍼져나갔으니 잡는 것은 시간문제였으므로.

 

회귀

 

 1964년, 레일리 하코트의 뮤테이션인 정신제어로 발견된 장소 바로 그곳에서 무력화된 뒤 다시 찰스 하코트의 대저택으로 이송된다. 문제점이라면 정신 지배에도 불구하고 사자의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었는데, 그 외적인 것은 조종할 수 있어도 인간으로 돌아오게 하지는 못했다. 큰 우리에 가둔 필 하코트를 관리하는 것은 오로지 레일리 하코트의 몫이었고 24시간 가까이 제어에 힘쓰고 있다보니 그녀가 지치는 건 시간 문제였다. 검은 짐승도 그 순간을 노리고 있었고.

 

 

 

 1965년, 오랜 시간 한사람에게 전력을 쏟아붓는 것은 레일리 하코트에게도, 심지어는 필 하코트에게도 여간 지치는 일이 아니었다. 초기에는 그를 탈출시키려는 시도도 있었다. 번번이 찰스 하코트나 경비들에게 걸려 일이 실패로 돌아간 데다가 심지어 레일리는 어떤 부분을 약점으로 잡혀 정신 지배라는 능력이 있어도 벗어나기 쉽지 않은 모양이었다. 그 사실을 검은 짐승이 어찌 알겠냐마는 빠져나갈 수 있도록 늘 도움을 줬다는 것 만큼은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 수록 지치는 것이 보였다. 필사적으로 자신을 막으면서도 한편으론 해방시켜주려 마음 먹는 것을 이해하기 어려워, 필 하코트는 레일리 하코트에게 정의할 수 없는 감정을 가지게 된다. 그것은 자신이 사자 무리에서 느꼈던 친밀감과는 동떨어져 있었지만, 완전히 다르다고도 할 수는 없었다.

 

 또한 정의를 내릴 수 있을 만큼의 시간도 존재하지 않았다. 레일리의 정신제어 능력이 점점 바닥을 보일 즈음 다행스럽게도 어느 틈에 연락을 취한 것인지 자비에와 접촉하는 것에 성공하고 검은 사자를 우리 밖으로 내보낼 수 있는 마지막 기회를 얻는다. "맨 처음엔 너를 초원에 돌려보내 주고 싶었어." '그렇게 해서 너한테 좋을 게 뭔데.' "없지. 그냥 너라도 해방감을 느끼길 바라는 거야."

 

 레일리의 제어가 풀리고, 쇠창살과 벽이 허물어지는 데에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검은 사자는 도망쳤고 곧바로 투명한 창살은 다른 곳으로 향했다. 레일리는 필사적으로 그들을 막았다. 들판을 가로지르던 검은 금수는 직감했다. 그건 이별이라고.

 

고향에서 느꼈던 것과 다르지 않았다.

 레일리와 연결이 끊기고 그 틈을 자비에가 잡은 덕에  웨스트체스터의 자비에 스쿨로 도망칠 수 있었다. 워싱턴에서 뉴욕까지 먼 거리를 사람의 모습으로 이동하느라 예상보다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검고 거대한 사자가 도심을 질주하고 있으면 얼마 가지도 못하고 잡히고도 남았을 것이니. 또한 얼굴도 대중에게 노출된 탓에 눈에 띄지 않게 움직여야만 했다. 그렇게 먼 거리를 달려 자비에 스쿨에 도착하자마자 목소리만으로 존재를 인지했던 안내자의 얼굴을 확인하고 곧 그 자리에서 바로 쓰러진다. 1년 가까이 제대로 먹지도 움직이지도 않아 성치 않은 몸으로 한계치까지 끌어올려 도착한 곳이 고향 땅은 아니었지만 어째서인지 필 하코트는 안심했다. 낯선 장소에서 자의로 머무르는 일은 최초였고 본인조차 이해할 수 없는 행위였다. 아마 피로감 때문이라고, 다음 계획은 천천히 생각해도 될 것이라 미뤄두고 검은 짐승은 조용히 머무르기를 선택한다.

 

 그간 마주쳤던 뮤턴트는 오로지 레일리 하코트 단 한 명 뿐으로 옆에서 계속 제어를 돕고 있었기에 충동을 느껴도 금방 진정할 수 있었으나 그녀의 능력이 사라진 지금은 변신으로 난동 피우는 것을 최대한 참기 위해 본인의 살을 깨무는 버릇이 생겼다. 회복 속도가 빨라 피를 보이는 것도 잠깐이나 그리 보기 좋은 모습은 아니다. 다양한 뮤턴트들이 존재하고 있는 곳이니 본인 선에서 조심하려고 주의를 기울이고 있으나 쉽지만은 않아 더욱이 불안해하고 겁에 질린 모습을 보인다.

  • 찰스 하코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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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레일리 하코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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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7

'나는 사자일까, 사람일까?'

필은 생각했어요. 

"저는 사자인가요, 사람인가요?"

필은 아빠에게 물었어요.

 

아빠는 필을 다정하게 안아주며 속삭였답니다.

"너는 사람이란다, 나의 아들아."

 

찰스 하코트, 『까만 사자』

 

학교 안 서재 구석에 자리한 얇은 동화책을 한 번 읽어본 적이 있지만, 책을 다시 넣어두었다. 

 

종종 레일리의 목소리를 듣는다. 환청에 가까워 뒤돌아보는 일이 잦아졌다.

1970

"그렇다면 내 용기는요?"

사자가 걱정스레 물었습니다.

"내가 보기엔 넌 이미 용기 있는 사자다. 너한테 필요한 건 용기가 아니라 자신감이야. 생명이 있는 것들은 무엇이든 위험에 처하면 두려워하기 마련이지."

"그런 두려움을 이기고 위험에 맞서는 것이 바로 진정한 용기란다."

 

L. 프랭크 바움, 『오즈의 마법사』

 

/

 

앨런의 도움으로 레일리가 살아있다는 것을 알게되었다. 자주는 아니어도 그녀에게서 편지가 온다. '답장은 하지마, 나중에 들려줘. -R-'

 

그의 침대 옆에는 늘 손떼가 타 구불구불해진 오즈의 마법사가 자리해 있다. 

 

사자는 니나가 읽어주는 동화를 좋아했고, 도서관에 갈 때마다 벤슨과 눈인사 하는 것을 기다렸으며, 알렉시스가 타주는 밀크티를 즐겨마셨다. 늘 클레멘타인과 분수로 향하는 짧고도 긴 길을 거닐었으며, 제네비브와 잔디밭에서 넓은 초원을 꿈꾸었다. 앨런과는 지도를 만들어 고향으로 돌아갈 계획을 세웠고, 주말에는 늘 그렇듯 헤베와 영화보러 가는 것을 좋아했다. 여전히 사랑은 모른다. 이브와 손을 잡고있으면 안온함을 느꼈고, 언제나 아침이 되면 제프와 주먹을 맞대며 인사하는 시간을 기다렸다. 요한과는 세계지도를 그리며 더 넓은 땅을 바라보길 좋아했고, 캐스퍼와 있으면 어느새 머리가 몇갈래로 땋여있었다. 예쁜가? 이른 아침에는 라샤의 뒤를 따라 달리기를 했고, 낮에는 래나디와 잡기놀이를 했다. 미아와는 종종 동물원으로 향해 우리에 갇힌 동족을 빼내어줄 궁리를 했고, 혹여라도 영화가 아닌 이유로 밖으로 나가는 일이 있으면 소뵈르 옆에서 얼굴을 험악하게 하는 법을 연습했다. 종종 셉티무스와 잠이 오지 않는 밤에 학교를 거닐었고, 답답해지는 날엔 세스와 잔디밭을 가로질러 걸었다. 타이터스에게는 제 발바닥을 내미는 일이 잦아졌다. 가끔 날아간 종이비행기를 떠올리며 빅터와의 약속을 지켰다. 

 

사자는 사자답게, 또는 사람답게 이 학교에 익숙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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